김정일 특별열차 중국 거쳐 귀국길 올라… 북·중 수뇌부 접촉은 없을듯
입력 2011-08-25 18:49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25일 만주횡단철도를 이용, 중국과 러시아 국경 도시인 네이멍구자치구 만저우리(滿洲里)를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 전용 특별열차의 기관차는 이날 오전 만저우리역에서 중·러 국경 쪽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하얀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역 구내에 대거 일렬로 서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관리가 기관차에 탑승해 국경으로 김 위원장을 영접하러 나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철로 궤도 폭이 달라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중·러 국경 지역에서 궤도 폭을 조정하는 작업을 거친 뒤 중국으로 진입했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만저우리역을 경유함에 따라 만주횡단철도가 연결되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거치게 된다.
이에 대해 단순한 ‘귀국 거리 단축’이라는 시각과 ‘북·중·러 협력체제 과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이 장거리 여행이 부담스러워 1500㎞나 단축할 수 있는 노선을 택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또 다시 중국 수뇌부와 접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수뇌부가 아니더라도 중국 측에 방러 결과를 설명하는 시간은 가졌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이를 통해 두만강 유역 경협을 놓고 북·중·러 3국 협력체제를 구축키 위해 중국 측에 협조를 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측 인사가 만저우리에서 특별열차에 탄 만큼 김 위원장과 중국 수뇌부 간 직간접적인 접촉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라며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는 동북지방을 거쳐 투먼(圖們)에서 국경을 넘을 수 있지만 단둥(丹東)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