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위한 남·북, 북·미 양자대화 성사될까
입력 2011-08-25 18:49
내달 초 6자회담 재개를 위한 ‘2라운드’ 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났다. 지난달 말 발리 남북 비핵화 회담, 뉴욕 북·미 대화, 이달 초 베이징에서의 북·중 대화 이후 20여일 만에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다.
특히 지난 한 달가량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비핵화 사전 조치를 모색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고 그 사이 한·미·북·중·러 간에 6자회담 수석대표 및 외무장관, 정상회담 등 다양한 형태의 양자 접촉이 이뤄진 상황에서 남북 또는 북·미 후속 대화가 임박한 분위기다.
이번에 위 본부장이 중국을 찾은 것은 후속 대화에 앞서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전향적인 사전 조치 이행 의지를 보이도록 ‘압박’하는 데 주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북·러 정상회담 합의 내용 가운데 ‘회담 과정에서(in the course of the talks) 북한이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 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사전 조치 의지로 보기에는 다소 애매한 만큼 중국에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을 거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6자회담 개최국으로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가능성이 있고 일각에선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조만간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 본부장은 방중에 이어 미국을 방문해 후속 대화 의제와 방향을 놓고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결국 후속 대화 재개는 북한이 비핵화 사전 조치에 어느 정도 화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이날 미 정부는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핵실험 잠정 중단 의사 등을 밝힌 것과 관련, “불충분하다(insufficient)”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우리 모두가 제시한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6자회담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사전 조치와 관련,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미는 UEP 중단을 비핵화 사전 조치의 핵심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사전 조치가 아니라 6자회담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 및 북·미 후속 대화가 열리더라도 UEP 처리 문제가 결정적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