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국회의원 선거구별 투표율 보니… 여야 전통적 강세지역 옛말 2012년 총선 구도 안갯속
입력 2011-08-25 20:11
24일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는 내년 4월 총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국민일보가 25일 서울 48개 국회의원 선거구별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 가운데 평균 투표율 24.7%(투표율 25.7%에서 부재자투표율 1.0% 제외)를 밑도는 지역이 22곳에 달했다.
또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에서도 투표율이 평균보다 높게 나온 곳이 속출하는 등 여야의 지지기반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여당 압승한 9곳도 투표율 평균 미달=지난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가 2위 후보를 15% 포인트 이상 압도적으로 이겨 당선된 선거구 중 주민투표 투표율이 24.7%를 밑도는 곳이 9곳에 달했다. 광진갑(권택기) 동대문갑(장광근) 동대문을(홍준표) 중랑갑(유정현) 성북갑(정태근) 성북을(김효재) 은평을(이재오, 7·28재선거) 서대문을(정두언) 영등포을(권영세 의원) 등으로 주로 강북권에 몰려 있는 것도 눈에 띈다.
평균 투표율 이하 지역 가운데 4선 의원이 버티고 있는 동대문을과 은평을, 3선 의원이 있는 동대문갑과 영등포을에서 특히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여당 내 중진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이긴 하지만 관악갑(김성식) 중랑갑(유정현) 금천(안형환 의원)의 경우 투표율이 20%에도 미치지 않아 한나라당이 야당에 다시 의석을 뺏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는 양천을(김용태)과 강서갑(구상찬 의원)도 투표율이 각각 20.1%, 22.0%로 저조했다.
◇도봉, 노원 야당 강세는 옛말=민주당 측은 도봉갑·을이 각각 24.7% 24.5%, 노원갑·을이 25.0% 27.2%의 투표율이 나온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개 선거구는 성북·강북·은평과 함께 ‘강북권 벨트’로 불리는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다.
민주당 이성희 도봉구 시의원은 25일 “노원구에서 시작된 고가 아파트 건설 붐이 이제는 도봉구까지 밀려와 도봉구마저 한나라당에 먹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와 공동주택 비율이 80%라 주민 교체가 급속히 이뤄졌고, 옛 가옥에 살던 과거 지지자들은 계속 의정부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갑도 아파트 신설로 인한 주민구성 비율 변화가 뚜렷한 곳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 재선인 민주당 전병헌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당의 강세 지역이던 신대방1동이 고가 아파트촌으로 다 바뀌는 바람에 투표율이 28%나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투표 결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총선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여당 심판론이 아직은 강한 게 사실이지만 이번 투표율은 보수층이 상당 부분 결집했다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다”며 “여권으로선 아직 낙담할 수준은 아니고, 야권 또한 경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손병호 엄기영 유성열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