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서귀포서장 전격 경질
입력 2011-08-25 21:58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24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작업을 방해한 강정마을 주민 등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한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을 25일 전격 경질했다.
경찰청은 송 서장을 제주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으로 보내고 현 청문감사관 강호준 총경을 서귀포서장으로 발령했다.
조 청장은 간부회의에서 전날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의 강력한 저지에 공권력이 무력화돼 업무방해자들을 8시간 가까이 연행하지 못한 것에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주민, 시민운동가 등 5명은 24일 오후 2시쯤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해군이 크레인을 조립하려 하자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작업을 방해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고도 시위대에 막혀 한동안 억류한 뒤에야 간신히 경찰서로 연행할 수 있었다. 당시 경찰은 400여명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지만 자동차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며 맞선 시위대 200여명을 뚫지 못했다.
조 청장은 제주경찰청의 지휘·통제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을 감찰부서에 지시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강 회장 등 3명은 동부경찰서로 이송하고 시민운동가 이모(52)씨 등 2명은 석방했다. 경찰은 25일 강 회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천지우 기자, 제주=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