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문지방 넘기] 참된 지혜자란?
입력 2011-08-25 17:47
마태복음 11장에는 예수님이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나옵니다.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마 11:25) 여기에서 ‘지혜롭고(소포스) 슬기있는(쉬네토스) 자들’이라는 대목을 어떤 번역에서는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의도를 잘 드러낸 탁월한 번역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들’은 자기들 스스로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이 세상의 지혜와 슬기는 넘치지만 정작 ‘천지의 주재’이신 하나님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무리들입니다. 헛된 지혜인 셈이지요. 반면에 ‘어린아이(네피오스)’들은 세상의 학식과 지혜는 없지만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하여 하나님을 향해 마음이 열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이야말로 하늘의 지혜를 소유한 참 지혜자입니다.
예수님께서 마태의 집에서 세리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눌 때 바리새인들이 비판을 합니다. 예수님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 9:13)고 응수하십니다. 여기에서도 ‘의인’은 자기 스스로 의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세상적인 의인이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의인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이 의인인가 죄인인가 하는 것을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고린도교회에는 사도 바울이 가짜 사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린도 교인들은 신앙생활에 대혼란을 겪고 바울도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몰래 들어온 이들은 자기들을 ‘지극히 큰 사도’(고후 11:5, 12:11)라고 선전하고 다녔습니다. ‘휘페르리안 아포스톨로스’는 ‘거물급 사도, 우두머리 사도’(새번역), ‘특출하다는 사도’(공동번역), ‘가장 위대한 사도’ 등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이것입니다. 교회에서는 스스로 교회의 일꾼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교회의 실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어야 교회가 편안합니다. 교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교계지도자라고 생각하고, 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어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고 희망이 있습니다.
오종윤 목사 (군산 대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