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 학생용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왜?

입력 2011-08-25 14:59

[쿠키 사회]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중학생 아들에게 의아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 내 학생용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것. 학생들은 교무실이나 행정실에 들러 휴지를 가지고 화장실에 가고 있다.

A씨는 “학생들이 휴지를 아끼지 않고 마구 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화장실에 휴지를 배치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면서 “학교 정책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훈계와 인성교육으로 나가야 할 방향이 다른 쪽으로 겉도는 듯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25일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한 학부모가 ‘휴지 없는 화장실?’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이 하소연했다.

실제 이 학교에서는 수년전부터 화장실 앞에 ‘학생들이 사전에 준비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화장실에 휴지를 두지 않았습니다’라고 안내문을 내걸고 휴지를 비치하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 화장실과 가까운 교무실과 행정실에 휴지를 두고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과 협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화장실 내 휴지 비치 실태는 전국 중·고등학교가 비슷한 처지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가 지난 5월1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경기도 내 수원, 오산, 화성, 용인 교육지원청 관내 중·고교 226곳을 대상으로 학생 화장실 휴지 비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휴지가 비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교사화장실에는 학생용 화장실과는 달리 대부분 휴지가 비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회는 “학교에서 휴지를 비치하지 않은 이유는 휴지 사용량이 많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교육지원청에서 휴지를 살수 있게 운영비로 예산이 내려오는데도 학생들은 휴지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회는 경기도 내 학교에 이어 전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화장실 휴지 비치를 조사 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