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골프 공무원 조치 놓고 ‘기강붕괴’ 지적
입력 2011-08-25 13:14
[쿠키 사회] 전남 광양시가 을지훈련 중 골프를 쳐 물의를 빚은 간부 직원들에 대한 시장의 직위해제 조치가 무산되는 등 기강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황모 국장과 사무관 2명, 6급 1명 등 광양시청 직원 4명은 을지훈련 기간인 지난 19일 순천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광양시에 따르면 광양은 태풍 피해가 심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전국적으로 실시한 을지훈련 대상에서도 제외됐으며, 특히 골프 당일에는 시의 근간인 광양제철에서 폭발사고가 나는 등 대형 재난이 겹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급속히 악화됐고 이성웅 광양시장은 지난 22일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이들 4명에 대한 직위해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인사위는 직위해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요구를 거부했다.
단체장의 인사 전횡 등의 견제 기능을 갖는 인사위는 위원장이 부시장인데다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의 위원 중 4명이 시청 직원이고 4명의 외부인사 중 전직 공무원 출신도 있어 안건 결정시 단체장의 의중이 반영되는 수가 많다.
그런데도 인사위는 직위해제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시민 등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시장의 영도 서지 않는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조직”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 시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직적 항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에서는 공직자가 사회적 물의를 야기할 경우 인사위가 이를 수렴해야 하는데 요건에만 치우쳐 들끓는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높다.
한 광양시청 공무원은 “인사위 결정은 성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문제 있는 조치”라며 “향후 시장이 시정을 이끌어 가는데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직위해제가 무산되자 이 시장은 당사자들을 모두 전보조치했으나 미흡하다는 평가다.
광양시의 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조만간 이들에 대한 징계 양형을 결정해 통보해주기로 한 만큼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위를 주재한 윤인휴 광양부시장은 25일 “당시 여론이 크게 악화된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전체 인사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항명’ 등의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