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42년 독재 끝] 기득권 잃을까 다급한 中… 뒤늦게 시민군 인정하며 협력 주력
입력 2011-08-24 18:55
중국이 24일 리비아의 빠른 안정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서방국가들과는 다른 입장을 보여 온 중국이 리비아에 대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양제츠 외교부장이 23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뜻을 전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또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긴급회의가 26일 개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도 이날 “리비아의 안정 회복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중국 대사관 직원들은 그동안 자리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양 외교부장은 통화에서 “급선무는 리비아가 안정과 질서를 찾도록 하는 것”이라며 “리비아 관련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의라는 평화적 수단으로 국가적인 화해를 이루도록 가장 빠른 시기에 포괄적인 정치적 절차가 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비아의 전후 조정 과정에서 유엔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국은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AL) 등과 협력을 증진해 가는 유엔을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올 초 리비아 내전 초기만 해도 카다피 정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서방의 리비아 공습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전황이 시민군에 유리하게 전개되자 시민군 측과도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카다피 측과 시민군 측 외교사절을 모두 베이징으로 초청하는 ‘양다리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중국은 예상보다 빨리 카디피 정권 몰락이 닥치자 러시아와 더불어 반정부 세력을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하지만 리비아 유전시장 확보나 ‘포스트 카다피’ 세력 다툼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됐다. 이 때문에 중국은 서방과 다른 접근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