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42년 독재 끝] 美·EU, 리비아 동결자산 해제 추진
입력 2011-08-24 22:15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리비아 정부 재건을 돕기 위해 동결자산 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사회는 시민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합법정부로 잇따라 인정했다.
◇EU·미국 자산동결 해제 움직임=유럽연합(EU)은 현지 치안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외교 공관을 열고 수십억 달러의 리비아 동결자산을 해제할 것이라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경제복구와 경찰과 군 개혁, 시민군이 이끄는 정부의 임금 지급 등을 돕기 위해서이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최고대표는 이날 “부유국인 리비아에 별도의 재정지원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U의 한 관리는 “리비아는 내전으로 대량의 무기가 민간인에게 넘어가 있는 만큼 EU가 새 정부와 함께 이를 수집하는 데 공동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도 “미국이 동결한 미국 내 리비아 자산 가운데 10억 달러에서 최대 15억 달러를 이번 주 중으로 푸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를 위해 유엔 제재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도 유엔의 대리비아 금융제재가 풀리는 대로 카다피와 측근들의 은닉재산 동결 조치를 해제하고, 이 돈이 리비아 재건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은닉된 카다피 일가의 재산은 6억5000만 스위스프랑(약 8500억원)이다.
반군 지도자 중 한 명인 마흐무드 지브릴은 카타르 도하를 방문, “리비아 정권교체는 즉시 이뤄질 것이며 카타르가 24억 달러를 지원하기 위한 회의를 24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리비아 반군 지지가 대세=프랑스 엘리제궁은 23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비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양국 대통령이 카다피 정권 축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두 대통령은 리비아 시민군의 승리를 환영하면서 리비아가 화해와 국가 통합 정신으로 정치적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프랑스는 다음 주 파리에서 NTC가 안정적인 정부를 재건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주요국 회의를 연다.
이외에 이라크 모로코 바레인 그리스 나이지리아 오만 등 30여개국이 리비아 시민군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