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中 경유 귀국할 듯… 시베리아횡단철도로 올 경우 푸틴 만날 가능성

입력 2011-08-24 22:15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면서 그의 귀국 행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철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극동의 하바롭스크나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울란우데에서 동쪽으로 좀 더 이동해 자바이칼스크주 카림스카야역을 거쳐 만주횡단철도(TMR)를 타고 중국을 통해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을 경유하면 시베리아횡단철도 노선보다 1500㎞가량 거리가 단축돼 김 위원장이 장기 여행에 따른 피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경우 러시아의 소도시 티타 근방에서 방향을 틀어 중국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 경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이미 1년 새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대규모 공안이 동원돼 기차역과 철도 등을 봉쇄하는 바람에 중국인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몽골횡단철도와 중국횡단철도를 이용한다면 베이징에 들러 중국 수뇌부와 만난 뒤 선양(瀋陽)을 통해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 카림스카야역에서 만주횡단철도로 갈아타면 네이멍구(內蒙古) 만저우리(滿洲里)를 통해 중국에 진입, 헤이룽장(黑龍江) 하얼빈(哈爾濱)을 경유해 북한으로 돌아가게 된다.

김 위원장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 하산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 두만강시를 통해 귀국하게 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푸틴 총리가 26∼28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으며, 그럴 경우 김 위원장의 귀국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극동지역 가스관 완공식이 있는 9월 초에 푸틴 총리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아직 회동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