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관저 장악 카다피에 현상금… 카다피, TV 음성메시지서 “저들을 쓸어내라” 큰소리
입력 2011-08-25 00:54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관저가 있는 요새 밥 알아지지아를 시민군에 빼앗기고도 “트리폴리에서 쥐새끼들을 쓸어내라”고 큰소리를 쳤다.
카다피는 TV방송의 음성 메시지를 통해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트리폴리 시내를 돌아다녔다”면서 “젊은이들이 도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의 알라이 오루바TV가 음성 메시지를 전했다.
카다피는 전날 밤에는 리비아 한 TV 방송국의 홈페이지를 통해 “밥 알아지지아에서 철수한 것은 전술적 이동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새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64차례 폭격으로 무너졌다”며 “싸움에서 승리하거나 순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정부 세력의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카다피의 목에 현상금 200만 디나르(약 18억원)를 건다고 밝혔다. NTC는 카다피를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이에게 현상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시민군은 전날 오후 밥 알아지지아를 장악하고 승리를 선포했다.
그렇지만 카다피의 행방이 묘연해 그가 붙잡힐 때까지 리비아 내 전투와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도 트리폴리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여서 치안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이라크 모로코 등 30개국 이상이 반정부 세력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럽연합은 동결한 리비아 자산 수십억 달러를 해제해 재건에 쓰도록 돕겠다고 발표했다. 반정부 세력 지도부 가운데 한 명인 마흐무드 지브릴은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민주시민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제르바(튀니지)=노석조 특파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