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세금·연금 부담 증가에 흔들리는 가계… 이자비용만 월 7만4083원
입력 2011-08-24 22:13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자부담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가계 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서민 가계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2분기에 7만4083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3.7%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이나 가계 운영 등을 위해 빌린 돈에 대한 비용이다. 사업 목적 등을 비롯한 기타 대출까지 감안하면 실제 가계의 이자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자비용이 늘면서 가계소득 대비 이자 지불로 나가는 돈의 비중도 급격히 증가했다. 2분기에 가계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2.32%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다. 1%대였던 이자비용 비중은 지난해 2분기부터 2%대로 올라선 뒤 같은 해 4분기 2.24%까지 오르기도 했다.
특히 이자부담 충격은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더 컸다. 소득 1분위(소득기준 하위 20%) 계층의 이자비용은 2분기에 3만188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나 폭증했다. 1분위 계층의 가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75%나 됐다. 2분위는 2.24%, 3분위 2.29%, 4분위 2.42%, 5분위는 2.24%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다 기준금리도 인상 흐름이라 가계의 이자부담을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금, 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 부담마저 증가했다. 2분기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70만8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늘었다.
소득세, 자동차세 등 경상조세가 10만1932원으로 8.4% 증가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10만6320원)과 연금(10만1308원)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6.2% 상승했다. 취·등록세, 상속세 등 비경상조세는 1만9299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6.0% 늘었다. 가계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87%에 이르렀다. 비소비지출은 경직성 비용으로 소득에서 사전 공제되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비소비지출이 늘수록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든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