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유로존 무너지고 있다”
입력 2011-08-24 18:30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3일(현지시간) 유로 해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혁신국가포럼에서 “유로존이 붕괴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유럽 은행 시스템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해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obviously)”고 답했다. 그는 “유로존 17개 회원국이 서로 매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어 정부의 역할, 물가상승률 등의 관점에 있어서 균열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심각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은행 부문에 있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표시채권은 가장 이상적인 담보로 여겨져 왔지만 지금은 큰 의심을 받는 상황”이라며 “유로화 표시채권의 신뢰도 하락이 은행들에게 심각한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수출의 20%와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입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유럽의 위기가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과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의 거품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린스펀은 “금은 다른 상품과 달리 그 자체가 통화”라며 “최근 금에 대한 수요는 귀금속으로서가 아니라 점차 상황이 악화돼가고 있는 종이돈(paper money)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결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