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투표] 홍준표 “25% 넘으면 실패 아니다”

입력 2011-08-24 18:22

한나라당 지도부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진행된 24일 하루 종일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오전 10시까지 투표율 20%를 기록한다는 ‘1020전략’이 무산되면서 일찌감치 비관론이 제기됐지만 막판까지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투표 독려 발언이 쏟아졌다. 홍준표 대표는 “투표 참여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만큼 찬성하든 반대하든 꼭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오늘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을 서울시민들이 심판하는 날”이라고 말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정정당당하게 주민투표에 참여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지켜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홍 대표는 회의 내내 시간대별 투표율이 적힌 보고서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회의가 끝난 다음에도 투표율이 낮게 나온 일부 자치구 지역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독려했다.

오전 11시 기준 투표율이 11.5%에 불과하자 그는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표율이 25%를 넘으면 내년 총선에 적어도 서울지역 (국회의원) 25석 이상은 자신 있다. 25%면 한나라당 지지세를 결집시켰기 때문에 절대 패배한 게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투표 결과에 따른 책임론 등 후폭풍에 대비해 막판까지 ‘퇴로’를 만들기도 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전농동 한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투표는 당이 주도하는 투표가 아니라 당이 지원하는 투표에 불과하다”고 했다. 유효투표율 33.3%에 못 미쳐 투표함을 열지도 못할 가능성을 염두엔 둔 발언인 셈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오전 연석회의에서 “투표함 개함을 못 한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