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투표] “애가 탄다…” 일찍 투표 마친 吳시장 현충원으로

입력 2011-08-24 18:21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된 24일 서울시 주민투표 투·개표 상황실은 1시간마다 구별 투표율을 집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상황실 외 대부분 시 공무원들은 평소 업무를 처리했으나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으로 투표율을 확인하거나 주민투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종현 시 대변인은 오후 4시30분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결론이 나더라도 아깝게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 개함될지 안 될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오전 9시 투표율이 6.6%로 집계되자 시 상황실은 한때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10시 투표율이 9.2%에 그치고, 투표율 상승세가 완만해지자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보수진영 측은 오전 10시까지 투표율 20%를 달성할 경우 33.3%를 넘길 수 있다는 ‘1020전략’을 세웠었다.

오 시장은 오전 11시20분쯤 시청 서소문별관 13층에 마련된 상황실을 찾아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그는 밤새 잠을 잘 이루지 못한 듯 초췌한 모습이었다. 자치구별 투표율이 표시된 상황판을 살펴본 그는 심정을 묻자 “애가 탄다. 아직 비관하기도, 낙관하기도 이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부인과 함께 오전 6시45분 혜화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했다. 투표를 마친 오 시장은 “33.3%에서 단 1%라도 부족하면 개함을 못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지대로 분류되는 분들께서 중요한 선거나 투표가 있을 때마다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해주셨다. 그분들이 개함 여부를 결정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거취(사퇴) 문제는 결과가 나온 다음 밝히는 게 순리”라며 말을 아꼈다.

투표를 마친 오 시장은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도착, 방명록에 ‘나라의 미래, 위대한 시민정신’이라고 적었다.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은 오늘 같은 날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쭤보고 싶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