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번개 헬스’ 따라해 볼까… 웨이트 트레이너도 놀란 볼트의 근력 강화 운동

입력 2011-08-24 19:50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볼트가 100m 세계기록(9초58)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하체뿐 아니라 상체 근육의 고른 발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볼트는 대구 도착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하체뿐만 아니라 상체 근육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볼트가 17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들른 대구 범어동 J헬스클럽의 김익수 팀장에 따르면 볼트는 하체운동 이후 상체 근육 발달을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까지 운동에 전념했다. 김 팀장은 “볼트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복근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며 “다른 선수들이 운동을 끝내고 쉬는 동안에도 볼트가 복근 운동을 계속 해 다른 선수들이 그를 기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볼트의 복근 운동은 기구를 사용하기보다 윗몸 일으키기, 다리 들어올리기와 같은 간단한 동작들이 바탕이 됐지만 복근 부위별로 훨씬 세분화돼있었다. 볼트는 이 밖에 바벨을 어깨 위로 올렸다 내렸다하는 숄더프레스(Shoulder Press) 동작을 반복하며 이두근을 비롯한 어깨 근육도 함께 강화했다.

볼트가 이처럼 복근 운동을 비롯한 상체 운동에 남다른 주의를 기울인 것은 육상 단거리 선수들의 경우 하체근육만큼 상체근육이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봉기 한국 육상대표팀 총감독은 “흑인 선수들을 보면 어깨가 굉장히 크다”며 “단거리 선수들의 경우 상체로 달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체운동을 중요시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복근 운동의 경우 몸의 중심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문 총감독은 “가운데가 튼튼해야 상·하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며 “다른 근육이 아무리 발달해도 복근으로 밸런스를 맞춰주지 않으면 제대로 스피드를 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볼트는 또 단거리 선수로는 다소 큰 키(1m93)로 인해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타트를 의식해 하체 운동도 병행했다.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카프 레이즈(Calf Raise) 운동과 허벅지를 강화하는 스쿼트(Squat) 운동을 실시하며 출발 시 스타트 블럭을 차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볼트가 근력 운동에 집중하긴 하지만 불필요한 근육이 없었다는 것 또한 볼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 팀장은 “볼트의 근육은 흔히 말근육이라고 할 정도로 불필요한 근육 없이 매끈한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대구=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