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미터 크기 알갱이에 항암제 담아 암세포 공격 약물 전달체 개발 성공

입력 2011-08-25 02:28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아주 작은 알갱이에 항암제를 담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이상천(사진) 교수팀은 실리카(규소·산소 결합체)로 만든 나노입자 표면의 작은 구멍을 통해 항암제를 넣고 천연 미네랄 인산칼슘으로 만든 껍질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약물전달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약물전달체는 다른 부위에서 약물이 방출되지 않게 막고, 암세포에서만 약물이 나오도록 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특히 다공성 나노 입자는 지름 100나노미터 크기에 2∼50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는데, 이 구멍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나노 크기 약물전달체는 대부분 목표(암세포)에 이르기 전 약물이 흘러나와 효율과 안전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 교수팀이 개발한 약물전달체는 인산칼슘 껍질이 몸 안에서 약물 유출을 막아줄 뿐 아니라 일반 세포보다 낮은 암세포의 산성도에만 반응, 분해돼 정확히 암세포에 약물을 전달한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걸린 쥐 실험을 통해 나노 입자의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인산칼슘은 사람 뼈의 주성분으로 체내에서 녹아 인체에도 안전하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최신 온라인판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