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당나귀를 주인공으로
입력 2011-08-24 19:41
당나귀는 우직하고 착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제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오고 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 인간들을 위하여 등짐을 지고 열심히 일하는 매우 착한 동물이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당나귀를 멍청한 바보라고 욕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가 있을까요? 그걸 생각해 보니 딱히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도 때때로 타인을 무조건 폄하하고 나쁘다는 선입견으로 대하기 일쑤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자신의 생각과 안 맞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닐까요? 다시 생각해 보면 누구도 틀리거나 옳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약자의 편에서 어떤 사람을 위해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하는 진짜 멋진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그림의 주인공 나귀들은 그래서 착한 인간으로 변신한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나귀로 변장한 사람인게지요.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