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새롭게 개정된 입단대회 ‘프로의 문’ 활짝 열렸다

입력 2011-08-24 18:14


제130회 일반 입단대회가 지난 13일 시작됐다. 새로 개정된 입단대회를 통해 매년 남자 10명, 여자 2명 등 모두 12명씩 선발된다. 그간 분기별로 나눠 1, 2위만을 뽑던 방식에서 탈피해 이번 일반 입단대회는 한번에 7명의 기사를 선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연구생 위주 선발로 만 18세가 지나면 연구생에서 퇴출돼 프로의 꿈을 접어야 했던 예전과는 달리 연구생 입단대회를 없애고 일반 입단대회로 전환해 실력이 있으면 누구나 도전 기회가 주어지게 됐다.

또한 아마추어가 참가할 수 있는 프로오픈기전에서 성적을 거두면 포인트가 주어져 인원 제한 없이 기준점수를 충족하면 모두 프로가 될 수 있다. 프로가 될 수 있는 포인트는 100점으로 국무총리배 세계아마대회 선수권전과 일본 세계아마선수권 우승은 40점, 프로대회 32강 40점, 세계대회 64강 20점 등으로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이번에는 영재 입단대회도 신설됐다.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만 15세 미만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져 일찌감치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도기인 올해에는 남녀 연구생 각각 1명과 하반기 일반 입단대회를 통해 7명, 연구생 입단대회 1명, 지역연구생 입단대회 1명, 여자입단대회 1명을 선발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1∼2월 일반 입단대회에서 7명, 7∼8월 개최 예정인 여자입단대회에서 2명, 영재입단대회에서 2명, 지역연구생 입단대회에서 1명을 선발하게 된다. 그동안 ‘낙타가 바늘구멍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입단대회가 이제는 더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부여하게 됐다. 매번 3등을 하며 10년 가까이 입단 문턱에서 미끄러지던 사람도 부지기수. 하지만 한꺼번에 7명을 뽑는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약간의 행운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새 입단대회의 첫 수혜자가 지난 17일 나왔다. ‘프로 잡는 괴물’로 불리며 프로오픈기전에서 활약을 하던 박영롱(22)이 첫 입단 관문을 뚫었다. 프로기사와의 통산 상대전적 9승3패로 최철한 9단마저 꺾어 파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그 뒤를 이어 그간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번번이 프로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강자들이 줄지어 합류했다.

연구생에서 퇴출되는 바람에 재야의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현찬(23) 류수항(21) 이범진(19) 김성진(22) 박민규(17)가 입단 관문을 넘었다. 153명이 출전해 상위 7명을 선발하는 이번 대회는 8승을 차지하면 입단이 확정된다. 그리고 올 마지막 입단자는 황재연(16)이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261명(남자 214명·여자 47명)으로 늘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