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골프(99)

입력 2011-08-24 10:11

자기의 구질로 가장 쉽게 승부하라

보험중개사 L부장이 라운드 전에 나에게 물었다. “저는 티샷 거리가 섭섭하지 않게 나가지만, 자꾸 오른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니 겁이 나서 스윙이 점점 위축됩니다. 헤드업이 원인인 것 같기도 한데,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요?” 보기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중·상급자들은 아마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오죽하면 슬라이스가 초보자의 전매특허라고 하겠는가?

구력이 조금 붙으면 많은 골퍼들이 훅이나 드로 구질을 선보인다. 나도 골프에 입문해서 처음

1~2년은 슬라이스로 티샷 OB를 낸 적이 이따금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드로 구질이 훅이 되어 왼쪽 숲으로 굴러들어간 적은 생겨도 더 이상 볼이 우측으로 밀리면서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나의 드로 구질을 확실히 파악하였기 때문에, 나의 구질에 맞춰 편하고 쉽게 플레이한다.

L 부장의 스윙과 티샷을 눈여겨 보았다. 셋업도 좋고 백스윙도 안정적이고 스윙의 균형감도 완벽한 수준인데, 다소 부족한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는 임팩트 순간에 볼을 못 보고 고개를 들어(헤드업) 클럽 페이스가 다소 열려 맞는 것이었고,

둘째는 피니시 동작이 매우 높고 클럽 페이스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다 심각한 증세가 아니었지만, 이 두 개의 원인이 합병증을 유발하여 슬라이스의 결과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내가 L부장에게 만들어 준 간단한 처방전은 다음과 같았다.

l.스윙은 생각으로 치는 것이다

L 부장이 '나의 볼은 모두 슬라이스가 걱정이다'라고 생각을 해서 더욱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나의 볼이 오른쪽으로 다소 휘어지지만 나는 안전한 티샷을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셋업 해야 한다. 걱정을 하며 티샷하면 더욱 결과가 궁금해서 날아가는 볼을 빨리 보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2.구질을 인정하고 크게 바꾸지 말자.

천하의 잭 니클러스도 평생 자기 구질인 페이드로 승부했다고 한다. 세간에는 '티샷은 드로로 치고, 그린을 향한 샷은 페이드로 쳐라'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드로나 페이드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골퍼는 극소수의 프로선수밖에 없다. 시간이 없고 열의가 부족해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하면서 자유자재로 구질을 만들어서 치겠다는 생각은 크게 잘못되고 교만한 생각이다. 자신의 구질을 그냥 인정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조금씩 수정해서 안전한 방향을 택하여 샷을 하는 것이 좋다. L 부장에게는 가능하다면 페어웨이 중앙 보다는 좌중앙을 노리면 설사 페이드가 아니고 슬라이스가 나더라도 사고를 칠 정도는 안 되니까 더욱 안심하고 소신 있는 스윙을 끝까지 피니시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빌 4:11)

3.사격에서 좋은 공통점을 찾자.

군대를 다녀 온 남자 골퍼들은 모두 기억할 것이다. 사격에 앞서 가늠자 조절을 할 때 '밀 우(右), 당길 좌(左)' 구호를 많이 외쳤을 것이다. 가늠자 레버를 밀면 오른쪽으로 향하고, 당기면 왼쪽으로 오는 것을 기억하도록 만든 구호였다. L 부장의 다소 불충분하며 높은 피니시 자세를 다소 낮추고 클럽샤프트가 몸에 닿을 정도로 끝까지 돌려서(당기면) 볼은 왼쪽으로 다소 휘어지며 드로 구질이 만들어진다. 이 경우 볼은 런이 많아 티 샷 거리가 더욱 늘게 되는 이점도 있다. 나는 평소 드로 구질로 런이 많은 편이라 '엔진 끄고 50야드 굴러 간다'는 농담을 자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임팩트 순간에 몸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격 순간에도 조금만 몸의 중심이 흔들려도 표적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것과 같은 원리이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 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