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⑪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부회장 “증시 요동…일시 하락 비관말아야”
입력 2011-08-23 09:17
“주식시장은 올해 말까지 내내 변동성이 클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 심할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영원한 증권영업맨’이라고 말하는 미래에셋증권 최현만(50) 부회장은 요동치는 증시 전망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러나 그는 “증시에서 이자소득 이상 수익을 꾸준히 낼 방법은 여전히 있다”고 했다.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 창립멤버로서 ‘종합자산관리회사’라는 미래에셋증권의 비전을 제시한 경험과 시장의 변화무쌍함을 성공적으로 헤쳐 온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대담=배병우 경제부장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최 부회장에게 처음 물은 것은 시장 전망이었다. 그는 “위기가 3단계로 왔기 때문에 극복 단계도 그대로 갈 것”이라는 논리로 설명했다.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는 유동성 위기, 시스템 위기, 전반적 경제 위기 순으로 진행돼 지금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그 극복 단계인데 같은 순서로 가고 있지요. 아직 유동성 공급이란 해결책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단계는 지나갔고 시스템 위기 해결 국면입니다. 유로존 국가들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즉, 유동성 위기 문제는 해결됐기 때문에 주가가 전반적 하락세로 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다만 각국의 재정 문제 등 시스템 해결 국면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올라도 대세 상승으로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투자 전략을 묻자 “월적립식, 월지급식 상품에 주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면 아무리 증시 변동성이 심해도 꾸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널뛸 때 편승해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부동산, 은행 어디보다도 나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증시”라고 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주력하는 분야는 두 가지다. 국내 연금시장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 진출.
미래에셋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조2445억원에 달한다. 개인연금과 연금보험 등으로 구성된 장기 연금자산도 지난 6월 수탁고 1조원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연금펀드, 변액연금, 즉시연금 등 연금 관련 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처럼 연금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를 묻자 최 부회장은 수익성이나 시장성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 언급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령 인구의 비중이 2026년 20%, 2050년엔 42%에 이른다고 하지요. 정말 두려운 일입니다. 그런 초고령 사회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은퇴자들의 노후 설계를 도와주고 은퇴 이후의 삶에 대비하게 하는 것은 기부나 봉사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가 있습니다.”
연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라고 그는 강조했다. 연금 상품이 꾸준한 수익을 올리려면 성장성이 높은 신흥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자산운용업을 시작했고 현재 홍콩 뉴욕 브라질 등에서 종합증권업을 하고 있는 점이 연금사업에서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자산 기준을 3조원으로 정하면서 자산 규모가 1조원대 후반인 미래에셋증권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었다. IB에 허용될 업무인 프라임브로커 및 헤지펀드 운용을 가장 오래 준비해 온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자나 인수·합병으로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 나오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최 부회장은 “우리는 이미 해외에서 글로벌 IB다”라는 말로 답했다. “한참 전부터 우리는 해외에서 기업공개,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 운용 등을 해 왔고 그것이 그룹의 성장 동력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일해 나가면 무리해서 자산을 키우지 않더라도 국내에서의 역할도 찾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1990년대 초 동원증권 상품운용과장과 그 직속 사원으로서 박현주 회장과 인연을 맺은 뒤로 지금껏 함께해 온 비결을 물었다. “그때 회장님께 ‘평생 영업 마인드로 일하자. 그래야 남의 돈도 벌어주고 나도 밥 먹을 자격이 있다’는 정신을 배웠습니다. 그분이나 저나 그 마음 그대로라서가 아닐까요?”
◎ 최현만 부회장은
△1961년 전남 강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89년 동원증권 입사 △97년 미래에셋 창업멤버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취임 △99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사장 △2006년 이화여대 경영학과 겸임교수(현) △2007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부회장 △2011년 미래에셋증권 부회장(현)
정리=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