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평균 수리비용 국산 3.5배… 업체들 ‘부르는게 값’ 관행 원인
입력 2011-08-23 19:07
외제 자동차 1대 수리하는 데 평균 28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수리비의 3.5배에 이른다. 수리 공임(품삯)에 일정한 기준이 없고, 부품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외제차와 사고 시 보험사의 물적사고 할증기준 한도를 쉽게 초과하게 돼 적절한 수리비 산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2009년에 지급된 11개 손해보험사의 외제차 수리비가 4520억원으로 건당 277만7000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산차 평균 수리비는 79만6000원이다.
외제차 수리비 지급 건수는 16만2768건으로 전체 지급 건수의 4.1%에 불과했지만, 액수로는 전체 3조4000억여원 중 15%를 차지했다.
국산차와 달리 정비업체가 ‘고무줄 공임’으로 수리비를 임의 청구하는 관행이 외제차 수리비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부품 수리비도 건당 181만8000원으로 국산차(33만4000원)보다 5.4배 비쌌다. 판금은 3.7배, 유리 수리는 3배, 도장은 2.4배 더 들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같은 사고를 겪더라도 외제차라면 사고 이후 보험료가 껑충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전자는 200만원 정도로 물적사고 할증기준 한도를 정해두는데, 외제차와 사고를 내면 한도를 초과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정비업체가 ‘고무줄 공임’을 제시하다 보니 사고 뒤 외제차 부품을 인터넷 등으로 직접 구입하는 운전자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외제차 수리비를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한다. 공임 등 수리비 산출기준을 명확히 해 업계와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