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포드 ‘하이브리드카 개발’ 손잡았다

입력 2011-08-23 18:36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카 개발 전쟁에 돌입했다. 일본의 도요타와 미국의 포드는 신차 공동개발을 위해 처음으로 손을 잡았고, 전기차에 열을 올리던 중국은 계획을 수정, 하이브리드카 쪽으로 눈을 돌렸다. 현대·기아차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그린카’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경쟁 본격화=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도요타와 포드가 공동 성명을 통해 “올해 중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차내 탑재용 시스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2013년까지 북미 시장 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생산을 3배 이상 늘려 10만대 이상을 공급하기 위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생산업체인 도요타와 제휴한다. 이는 지난달 자동차 연비를 기존보다 2배 강화키로 한 미국 정부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포드의 앨런 멀럴리 최고경영자(CEO)와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양사의 능력을 결집해 적정 비용으로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중국도 관련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중국은 올 초 연료 소비량을 줄이고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0년간 150억 달러를 투입, 2020년까지 500만대의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내용의 산업전략을 세웠다. 전기차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동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엔진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중국 내에서조차 이 같은 전기차 개발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컨설팅 회사 시너지스틱의 빌 루소 대표도 “100%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 생산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당국은 하이브리드와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자동차 등으로 개발 영역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질 수 없다=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최근 각국의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도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미국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데 이어 5월 국내에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조만한 미국 시장에 K5 하이브리드를 출시시켜 시장의 선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확보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를 이용한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신기술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3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5월에 1553대가 팔려 캠리 하이브리드와 혼다 이사이트 등을 제치고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와 성장 발전을 위해 독자적인 기술의 친환경차 개발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이용웅 선임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