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100m 넘버 2의 반란 시작?… 파월, 입국 하루 안돼 훈련 돌입

입력 2011-08-23 18:35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100m 전쟁이 드디어 시작됐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우승후보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은 23일 오전 7시40분부터 2시간20분가량 경산 종합운동장에서 자메이카 동료와 트랙을 돌았다. 파월은 간단한 운동으로 몸을 푼 뒤 50m를 전력 질주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2일 오후 입국한 파월은 만 하루도 안 돼 곧장 훈련에 돌입하며 이번 대회 남자 100m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날 오후 5시25분 대구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그랜드호텔로 이동한 파월은 시차 적응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침 일찍 훈련에 나섰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노란색 점퍼를 입고 트랙에 들어선 파월은 땀이 나자 곧바로 점퍼를 벗어 던지고 훈련에 몰두했다. 노란색과 검은색, 녹색 등 자메이카 국기를 형상화한 상·하의 운동복을 입은 파월은 동료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등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파월과 자메이카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물이 찬 큰 통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서 근육을 푸는 색다른 훈련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월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렸지만 그의 팀 동료이자 최대 경쟁자인 우사인 볼트(25)는 훈련장에 나오지 않아 두 사람의 묘한 경쟁관계를 부각시켰다. 강력한 경쟁자인 타이슨 게이(29·미국)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남자 100m는 볼트와 파월의 집안싸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볼트는 세계기록(9초58)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 시즌 최고 기록은 파월이 볼트에 0.1초 앞선 9초78로 두 사람은 기록 면에서도 팽팽한 맞수다. 훈련에서도 볼트와 파월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볼트가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파월은 훈련을 마치고 육상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 주는 등 밝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볼트와 파월은 이날 오후 선수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 선수는 28일 오후 8시45분 100m 결승에서 격돌한다.

1997년 아테네 세계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은 이날 미국 스포츠전문 TV네트워크인 ‘유니버설 스포츠’ 방송에 출연해 이번 대회 100m 우승자로 파월을 지목했다. 볼트는 동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