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투표] 한나라 老心에 기대걸고… 민주당 동시다발 1인시위

입력 2011-08-23 22:52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여야는 투표운동 마감시한인 자정까지 홍보전에 전력을 다했다.

한나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 카드를 내놓은 후 시민들의 ‘투표의향’이 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노심’(老心)에 기대를 걸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시장직을 건 이후 묻지 않아도 ‘투표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특히 어르신들께서 굉장히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어르신들께 ‘한나라당 입장에 찬성하려면 투표용지 위칸에 찍으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 당협위원장 조찬회의에 참석해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한나라당의 가치를 알릴 가장 좋은 기회”라며 “끝까지 마음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투표참여 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오 시장을) 총력 지원하겠다”며 “막판 투표율 제고에 당력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은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민주당의 무상급식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민주당도 모든 조직을 총동원했다. 서울시당 주민투표 대책위원회는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1515개에 달하는 서울 지하철역 모든 출입구에서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가 실시한 주민투표 불참 1인 시위에 동참했다. 서울 전역에서 맨투맨식 선전전을 펴며 투표 불참을 호소했고, 문자 메시지, 시민상담활동 등도 병행했다.

불법 투표운동을 둘러싼 공방도 거세졌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관악·성북·광진구에서 주민투표 참여를 알리는 현수막이 밤새 찢겨져 나갔고, 그중 일부지역에서는 용의자가 검거되기도 했다”며 “야당이 구청장으로 있는 일부지역에서는 통·반장을 투표 참관인으로 앉혀서 누가 투표하는지 감시하려고 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금융위원회가 산하기관에 발송한 공문을 공개했다. 문서엔 ‘우리 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장은 투표권이 있는 소속직원이 투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 달라’고 적혀 있다. 수신자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산하기관뿐 아니라 손해보험협회·화재보험협회 등 민간단체도 포함돼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월적인 지위를 활용해 민간단체에까지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원철 노용택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