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42년 독재 끝] 국내社 피해보상 등 대책 논의… 리비아 재건시장 선점 전략도

입력 2011-08-23 19:08

리비아 사태가 종결국면에 접어들자 정부와 국내 건설업체들이 피해보상과 1200억 달러 규모의 재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3일 박민우 건설정책관 주재로 리비아 진출 건설사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중단됐던 현지 공사현장의 피해 상황 점검과 공사 재개 준비를 위해 리비아에 신속히 입국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리비아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돼 있어 입국하려면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리비아 내 국내 건설사의 공사 잔액은 현대·대우·신한건설 등 21개사, 74억 달러(약 8조1900억원)로 집계됐다. 정부는 리비아전력청 등 현지 공사 발주처들과 접촉해 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재개하는 것을 돕고, 건설업체들이 리비아 정부에 시위에 따른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률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 진출 건설업체들은 공사 중단으로 인한 금융 손실뿐만 아니라 시위대들의 공사현장 훼손, 자재 약탈, 건설기계 파손 등으로 업체별로 수십억∼수백억원의 재산상 피해를 입은 상태다.

정부와 건설업체들은 공사 재개와 피해보상 청구와 별도로 리비아 재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정보 수집에도 주력하고 있다. 코트라는 리비아가 내전을 끝내고 재건 사업을 벌이면 1200억 달러 규모의 건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도권 신도시 3∼4개를 새로 짓는 규모다.

코트라는 내전 발발 전 한국 건설업체들이 리비아에서 발주된 프로젝트의 3분의 1가량을 수주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400억 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재건 사업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트라는 특히 리비아 제2 도시인 벵가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벵가지는 반군의 최대 부족 중 하나인 주와이야 부족의 거점이다. 리비아 원유의 70%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에 몰려 있어 개발 수요가 풍부하다. 따라서 주와이야 부족의 유력인사와 인적 네트워크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코트라는 조언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