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체류 16명 귀환… 13년 만에 전원 철수했다

입력 2011-08-23 18:50

북한의 퇴거 조치로 금강산에 체류하던 우리 측 인원 14명과 중국 국적 조선족 2명이 모두 철수했다.

23일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지구에서 시설관리를 하기 위해 남아 있던 현대아산 직원 9명(조선족 2명 포함)과 에머슨퍼시픽 직원 등 총 16명이 이날 오전 11시2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들은 11시50분쯤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입경 수속을 밟은 뒤 곧바로 대기 중인 버스에 올랐다. 이로써 금강산에는 우리 측 인원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이형균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은 “금강산에 근무하는 모든 인원이 철수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하루빨리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금강산을 떠난 우리 직원들이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수하면서 평상시 관리하던 대로 시설물에 대한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이 최우선이라 현지 인원을 귀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전날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 담화와 정부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권에 대한 실제적인 법적 처분을 단행할 것이라는 통보와 함께 72시간 내 우리 측 체류인원의 퇴거를 요구했다. 현대아산 측은 관광 재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 담당자가 사업소에 통지문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위협적이거나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광 재개를 위해 정부당국 및 관련 기업과 긴밀히 협의해나가는 동시에 언제 어디에서든지 북측과 전향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18일 첫 관광선 출항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 총격에 의한 남측 관광객 사망사건 이후 중단됐고, 이후 재개를 위한 움직임도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특히 금강산 우리 측 인원이 전원 철수하기는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