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바이칼 호수 도착… 8월 24일 북-러 정상회담

입력 2011-08-23 18:50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특별열차 편으로 시베리아 동부 도시 울란우데 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도착 직후 기차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던 환영인사들의 영접을 받은 후 역 구내에 들어와 있던 차량에 탑승해 바이칼 호수가 있는 투르카로 향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투르카에서 바이칼 항구 건설부지 등을 돌아보고, 호수에서 배를 타며 휴식을 취했다. 김 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24일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이틀 전 아무르 방문 때와는 달리 언론 취재를 철저히 통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이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과 일본에 보내는 사업에 적극 나서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두 나라 지도자들을 회동하게 만들었다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대적으로 값싼 에너지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년간 러시아와 한국 정부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요가 많이 늘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에까지 보낼 수 있도록 가스관을 연계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렇게 가스관이 연결돼 러시아 천연가스가 북한을 거쳐 한국 등으로 보내지면 북한은 연간 5억 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NYT는 평가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런 가스관 연결사업에 원칙적으로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북한 핵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