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에 오른 크리스토퍼 강… 美사법부 인사 총괄
입력 2011-08-23 18:49
‘남은 경쟁해 이기는 대상이 아니다. 어떤 목적을 향해 함께 가야 하는 대상이다.’
미국 백악관에서 연방 대법관 등 사법부 고위직 인선을 총괄하게 될 한국계 크리스토퍼 강(35·한국명 강진영)씨의 평소 생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7일 법률고문실을 개편하면서 백악관 입법보좌관이었던 강씨를 선임 법률고문(Senior Counsel to the President)으로 임명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7년 동안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차남이다.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동반 의식. 크리스토퍼 강의 평소 생각과 철학은 젊은 나이의 그를 미국 사법부의 인선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에까지 오르게 했다. 미국 헌법에 배어있는 뜻이기도 하다.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은 대통령의 사법부 고위직 인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좌하고 실무 책임을 지는 요직이다. 연방 법원 판결이 미국의 이념과 가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그의 업무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다.
부친 강 박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등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경쟁하는 절대평가의 사고와 방법이 중요하다는 점을 어려서부터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나쁜 일도 축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독교적 가르침과 긍정적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자녀 교육도 있었다.
크리스토퍼 강의 직급은 연방 공무원과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봉이 13만 5000달러로 차관과 비슷하다. 백악관 직원 474명 중 10만 달러 이상이 45명에 불과하므로 상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그는 공식 업무보고는 물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도 자주 탑승해 오바마에게 사법적인 보좌를 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강은 명문 사립학교 필립스 아카데미를 거쳐 시카고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시카고대 학부시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이 대학 학생처장으로 있을 때 교수와 학생으로 만난 인연이 있다. 당시 103개 시카고 사회복지기관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연결해주는 ‘유니버시티 커뮤니티 서비스 센터’를 창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창립 과정에 미셸도 관여했고, 주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 대통령과도 알게 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