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직공도’ 신라·고구려 제기 발견… 6세기 梁나라 사신도에 양국 역사·풍습 기록해
입력 2011-08-23 18:00
한국 고대사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사료인 양직공도(梁職貢圖·6세기 양나라 사신도)에서 양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된 신라와 고구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제기(題記)가 발견됐다.
한국고대사 전공인 인천도시개발공사 윤용구 박사는 지난 20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린 신라사학회 제107회 학술발표회를 통해 중국에서 최근 발견된 양직공도 제기를 소개했다. 중국학자 조찬붕이 올초 발굴한 양직공도 자료는 청나라 때 그림에 조예가 깊은 장경(1685∼1760)이 모사한 제번공직도(諸番貢職圖)다.
윤 교수는 “이 자료를 중국 난징박물관 구장본(舊藏本) 판본과 비교한 결과 신라와 고구려를 포함한 7개 국가의 제기가 포함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며 “특히 신라 국호는 사라국(斯羅國)으로 한(韓)에 속하기도 하고 왜에 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라 제기(사진)는 “양 무제 보통(普通) 2년(521)에 신라왕 모태(募泰)가 처음으로 백제 사신 편에 붙어 사신을 보내 표(表)를 올리고 방물(方物·특산품)을 바쳤다. 습속은 고려(高麗·고구려)와 비슷하다. 문자가 없어 나무를 새겨 표시로 삼는다. 말은 백제를 거쳐야만 통할 수 있다”고 적었다.
윤 박사는 “신라가 왜국에 속하기도 했다는 언급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따라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용현 박사는 “신라 제기 발견은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신라가 왜에 속하기도 했다고 해서 왜의 속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