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나 스탠퍼드大처럼… 한양대, 인문사회계열도 약진

입력 2011-08-23 17:44

한양대는 공대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하는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한양대는 석유화학, 제약, 정보통신 분야 1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전자반도체, 컴퓨터 분야는 최상위권 등급을 받았다. 건설, 금융, 자동차 분야도 우수 등급으로 평가됐다. 최근 한양대 출신이 속속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서 ‘이공계 CEO 사관학교’라는 별칭도 얻었다. ‘2010 코스닥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1000여개 코스닥 상장사 CEO 중 한양대 출신은 8.7%로 전국 대학 중 3위다.

한양대 오차환 입학처장은 한양대의 모델로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꼽았다. 오 처장은 23일 “두 학교 모두 공대로 유명하지만 경영, 경제, 로스쿨 분야도 하버드대 수준”이라며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융합할 수 있는 학문적 환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양대 학풍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MIT나 스탠퍼드대처럼 실용학풍을 구현하는 명문대의 특징은 인문사회계열의 파워엘리트 배출 숫자와 이공계열의 연구개발 성과가 함께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실제 한양대는 공대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에서도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오 처장은 “현재까지 사법시험에서 1100여명, 행정고시에서 300여명, 공인회계사에서 70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며 “누적 기준으로 전국 대학 중 5위 안에 들어가는 숫자”라고 말했다. 한양대는 1970년대 초 국내 최초로 고시반이 만들어진 학교로도 유명하다.

침체된 국내 인문학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최근 한양대 대학원은 ‘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 인문학 대학원’을 신설했다.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은 정치, 역사, 철학, 문학 등 각종 인문학 분야를 특정 국가의 관점이 아닌 범국가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문이다.

한양대 사학과 임지현 교수는 “트랜스내셔널리즘이 남북문제, 동북공정, 독도문제 등 역사 갈등을 푸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양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대학원은 해외 대학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문학의 국가적 융합을 추구하고 있다.

연구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논문 인센티브제도 성장에 한몫 했다. 한양대는 국제학술지 및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대상으로 학술지 등급 및 참여역할 등을 평가해 연구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교과부 정보공시를 기준으로 한양대 전기생체공학, 융합전자공학, 수학, 물리, 화학, 국문학, 신문방송, 광고홍보, 사학 분야의 교수 1인당 논문게재 실적이 모두 국내 3위권에 들었다. 논문 인센티브 지급 규모는 연간 27억원에 달한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