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경빈] 냉방온도 1도 높이면 2조원 절감
입력 2011-08-22 19:56
정부는 올해 여름철 최대전력수요가 7477만㎾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6월 말부터의 장마로 전력수요가 7000만㎾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아직까지 안정적 전력공급에는 차질이 없다. 전력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체들의 휴가와 인위적으로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하계전력수급대책 프로그램을 운영, 전력수요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냉방전력수요가 많은 백화점, 할인마트, 대형 업무용 빌딩 등이 전력수요관리프로그램에 참여해 전력수요를 감축한 실적은 2%에 불과하다. 냉방온도를 조금만 높여도 전력수요는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냉방온도를 1도 높일 경우 50만㎾의 전력피크가 줄어 복합화력발전소 1기의 건설비(약 0.8조원)와 연간 연료수입액 약 1.3조원 회피가 가능하다.
고온이 지속되면 인간의 전력소비 행태는 급격히 변해 고온일수가 지속될수록 전력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할수록 전력수요는 약110만㎾씩 증가한다. 이는 전력생산 원가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전력수요는 불쾌지수가 높을수록 또는 고온이 연일 지속될수록 전력수요는 더 빠르게 늘어난다. 최근 이상기온 현상으로 겨울철에는 혹한이 지속되고, 여름철에는 폭염이 지속되는 일이 그 어느 해보다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력수요가 낮을 경우에는 발전연료가격이 낮은 원자력이나 유연탄발전의 비중이 높아 전력생산원가가 낮아지나 전력수요가 늘어날수록 전력생산원가가 높은 유류나 LNG 발전을 더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원가가 상승되어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냉방전력수요를 줄이면 줄인 만큼 내가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편안함보다는 국가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작년에는 9월 초순까지 30도 이상 고온지속으로 전력수요가 최대전력수요에 거의 육박했다. 따라서 9월 초순까지는 언제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하는 8월 현재, 아직 폭염이나 고온지속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작년처럼 폭염이나 3일 이상의 고온지속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공급예비율이 5%대로 떨어지게 돼 전력수급 비상 발생으로 제조업 정상가동의 일부를 제한하는 심각한 전력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에어컨 적정 권고온도는 26도이나 공공기관에서는 28도를 유지하며 전력수급 비상에 대비하고 있다. 적정 냉방온도 유지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 전력수요를 줄이는 길이 사회적 안녕과 국가이익을 도모하는 길이다. 나부터 자발적으로 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효율적인 전력소비를 실천함으로써 전력에너지 수급안정에 기여하며 지혜롭게 사회적 안녕을 지키길 기대한다.
송경빈 숭실대 교수 전기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