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자폭탄에 신음… 세계 금융불안 여파
입력 2011-08-22 22:04
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생트로페시(市)가 연일 초강세인 스위스프랑 때문에 속병을 앓고 있다. 빚 절반 가까이를 스위스프랑에 연동되는 금리로 갚아야 하는데, 프랑 가치가 높아지면서 연간 30%가 넘는 이자를 물어야 할 판이다. 이 여파는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빠르게 번지고 있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지난해 생트로페의 부채가 4800만 유로(747억3000만원)이며, 이 중 대출로 발생한 빚이 670만 유로 수준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대출을 통한 부채 가운데 절반을 스위스프랑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로 상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자율은 연 3.94%로 고정돼 있지만 내년 5월부터 변동금리로 바뀐다. 지금처럼 안전자산 통화인 스위스프랑으로 수요가 몰려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이 폭등하면 2007년에 빌린 20년 만기 부채 이자는 연 30%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에 프랑화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재정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앞서 프랑스 중부의 생테티엔도 2008년 3월 이 같은 대출구조로 인해 연 4.3% 이자율이 24%까지 올랐다. 당시엔 영국 파운드 대비 스위스프랑 값이 엄청나게 뛰었다. 생테티엔은 2009년 말 대출을 중개한 도이체방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현재 프랑스 지방자치단체들은 평균적으로 100만∼120만 유로의 고위험 구조화 대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내 다른 국가의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로 다른 통화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부채를 지고 있다. 특히 헝가리와 폴란드, 크로아티아 등이 프랑화 부채에 따른 원리금과 이자 상환 때문에 소비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