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도 아닌데 전세대출 급증… 5개 은행 7월 8.8% 늘어

입력 2011-08-22 19:11

주택시장 비수기인 7월 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거래가 얼어붙어 매매 수요층이 전세 시장으로 이동한 탓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자체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조127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8.8%(3331억원) 급증했다.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도 지난달 7636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해 올해 7개월간 3조5486억원이 급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상당수 고객들이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민은행이 부동산 중개업체 3000곳에 설문조사한 부동산시세 자료에 따르면 7월 주택 매매거래지수(지수가 낮을수록 거래 침체 의미)는 11.3으로 7월 12.7에 비해 1.4포인트 감소했지만 전세거래지수는 30.5로 6월 28.9 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전세거래지수는 이사철인 1∼4월 30∼40을 유지하다 5∼6월 20으로 급감한 뒤 7월 다시 30으로 올라섰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시세팀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 수요층이 전세로 이동했고 일부 가구는 9월 전세난을 대비해 미리 전세를 계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낙수 부동산 팀장은 “기존 전세가 만기가 됐을 때 전셋값이 추가로 올라 그에 따른 대출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이사철인 9월에는 추석까지 겹쳐 있어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이 조기에 바닥날 우려도 대두됐다. 더구나 은행의 자체 전세자금 대출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집계에 포함돼 있어 은행이 추가 자금을 풀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