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까지 47억달러 적자… 무역수지 빨간불 켜졌다
입력 2011-08-22 21:32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가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큰 폭의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지만 이달 초 글로벌 주가 대폭락과 IT업종 부진이 우리 경제의 엔진인 수출에 벌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257억1700만 달러, 수입액은 304억56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47억39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7500만 달러 적자와 비교할 때 무역수지 적자폭이 21억6400만 달러나 늘었다. 1년 새 수출이 14.36% 증가하는 동안 수입은 21.53% 늘었다. 월말까지 적자가 유지되면, 무역수지는 지난해 1월 8억58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줄곧 이어지던 흑자 행진을 마감하고 1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하지만 8월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일지는 불확실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월말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은 20일까지의 누적 집계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월말에 집중되는 업체들의 ‘밀어내기 수출(월말에 앞당겨 수출하는 것)’이 반영되면 무역수지의 적자폭이 현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고, 이달 초부터 경기둔화 우려가 본격화한 만큼 8월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전통적으로 8월 무역수지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수출 위축 현상이 나타난다”면서도 “월말 무역수지도 적자로 드러난다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수출 경기가 무너진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우증권 서대일 연구원은 “현재까지 이달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지만 20일까지 수치로는 정확한 전망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