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혹시 이웃집에도 ‘마늘밭 뭉칫돈’?
입력 2011-08-22 18:47
인터넷 불법도박 수익금 110억원이 마늘밭에서 발견됐다는 보도를 보고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던 이웃 주민의 집을 뒤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스포츠마사지사 최모(48)씨 등 일당 6명을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공릉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최씨는 지난 4월 전북 김제시 마늘밭에서 인터넷 불법도박 수익금이 나왔다는 보도를 접한 뒤 같은 아파트 주민 박모(43)씨를 떠올렸다. 최씨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고 자랑했던 박씨의 집에도 거액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씨가 집에 철옹성처럼 방범창을 설치한 것은 돈을 숨겨놨기 때문이며, 말레이시아에 장기간 머물며 가끔 집에 들어오는 것은 도박관련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최씨는 지난 5월 13일 대낮에 열쇠 수리공을 불러 현관문 전자자물쇠를 새것으로 바꾸는 척하며 박씨의 집에 침입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여성 두 명을 끌어들여 “언니 집인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자물쇠를 교체하는 것”이라고 열쇠 수리공 등에게 말하도록 했다. 그러나 최씨 일당이 기대했던 뭉칫돈은 집안 어디에도 없었고, 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