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모던 발레, 16년만에 컴백… 서울발레시어터의 ‘being’

입력 2011-08-22 19:08


청바지를 입은 발레, 롤러블레이드가 날아다니는 발레 공연. 1995년 초연된 서울발레시어터의 ‘being(현존)’은 당시 파격 그 자체였다. ‘being’이 ‘being 2’와 ‘being 3’을 포함한 전막발레로 탄생할 수 있었던 건 볼거리의 파격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까지 끌어안은 생명력 덕분이다.

‘being’ 1·2·3편 모두가 다음 달 1∼4일 서울 고덕동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 공연장의 개관작이기도 하다. 국내 모던발레의 대표주자인 서울발레시어터로선 16년 만의 재도전인 셈. 16년 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파격이 2011년의 관객들에게도 통할지 공연계가 주목하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 안무가 제임스 전은 “안무를 만들 당시 미국 뉴욕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형식에 관심이 많았다”며 “안무는 젊음·개성·자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 무대와 조명이 화려해지긴 했지만 안무의 기본은 초연 때와 같다고 한다.

제임스 전의 말대로 ‘being’은 초연 당시 ‘댄스뮤지컬’을 표방했다. 그때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다. 무대는 1편에서 낡은 건물의 옥상, 2편에선 창고, 3편에서 미지의 공간으로 상징된다. 좌절과 절망을 거쳐 구원으로 걸어가는 개개 인간의 모습이 무용을 통해 드러난다.

지난 19일 오후 강동아트센터 내 연습실을 찾았을 땐 ‘being 3’ 중 피날레 장면 연습이 한창이었다. 공연장에서의 리허설은 아직 시작되지 않아 화려한 조명이나 롤러블레이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절제돼 있으면서도 날렵한 무용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무용수들이 머리에 헤드랜턴을 쓰고 동작을 하는 등 시각 효과에 매우 신경을 쓴 흔적도 역력했다.

서울발레시어터 관계자는 “무대 뒤편으로 3m 높이의 롤러블레이드 판이 조명에 반사돼 눈부신 효과가 연출된다”고 말했다. 제임스 전은 “초연 때와 지금 무용수들이 다르지만 세대 차이는 느끼지 않는다”며 “젊음을 표현하는 데 별 무리는 없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