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안드로이드’ OS 개발한다

입력 2011-08-22 18:31

정부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같은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OS) 개발을 추진한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축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급격히 이동하는 상황에서 국내 수출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IT산업의 미래를 기업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식경제부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구글 안드로이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올 하반기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바일 OS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OS개발 컨소시엄에는 삼성과 LG 등 국내 IT업체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정부가 개발하려는 OS는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개방형으로 만들어진다. 국내외 IT업체들이 입맛대로 OS를 개선해 스마트폰을 비롯해 일반·태플릿PC, IPTV, 클라우딩컴퓨터 등 다양한 IT제품에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 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사용자 확보 가능성’이라는 무기를 가져야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웨어 등 글로벌 OS 지배기업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강명수 정보통신정책과장은 “구글 ‘크롬’처럼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어떤 기기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웹 기반의 OS를 개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공동 OS개발에 부정적이었던 삼성도 달라졌다”며 “최근 삼성은 폐쇄형 OS인 ‘바다’를 개방형으로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OS개발은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WBS) 3차 프로젝트에 포함돼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WBS 프로젝트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내놓을만한 SW를 개발하는 것을 지원한다. 현재 모바일보안, 지능형자동차, 스마트TV 등 12개 제품용 SW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강 과장은 “WBS 3차 프로젝트에 배정된 약 540억원의 예산 중 많은 부분이 OS 개발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까지 나서서 독자적인 OS를 개발해도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하고 유용한 SW가 개발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부터 SW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