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대비 군사력 키워 같이 전쟁해야 한다”… ‘너무 나간’ 초·중 교과서 보완자료

입력 2011-08-23 00:29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내놓은 통일안보 교육 교과서 보완지도 자료에 ‘전쟁을 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를 집필한 교과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단어나 표현은 일부일 뿐 큰 흐름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지난 16일 통일안보 교육을 위한 초·중등용 교과서 보완지도 자료 ‘하나됨을 위한 나라지킴이’를 발표했다. 각각 96쪽, 59쪽 분량으로 정식 교과서는 아니지만 교사가 수업시간에 보충 지도용으로 사용하는 자료다.

초등용과 중등용에 공통으로 실린 31쪽 분량의 총론에서는 ‘북한은 동포이자 적’ ‘북한은 우리에게 제일의 적대국’ 등의 표현이 적혀 있다. 초등용 82쪽에선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결 방안’의 지도 요령으로 ‘북한을 더 이상 도와줄 필요가 없고,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우리도 군사력을 키워 같이 전쟁을 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사회분열의 원인으로 꼽은 부분도 있다. 16쪽에선 ‘(북한이) 미군 철수, 보안법 철폐, 자유로운 정치 활동 보장 등을 고려연방제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과연 진정으로 평화통일을 원하는 것인지조차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서술하면서 ‘미군 철수와 보안법 철폐, 자유로운 정치활동은 사회 분열과 무력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상암중 진영효 교사는 “1970, 1980년대 반공 교과서 기조와 다른 게 없다”면서 “교과 내용이 집권층 및 정치 문제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통일과 안보 중 안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부 극단적인 표현이 들어갔다”면서 “집필 과정에서 여러 시각을 최대한 공정하게 담았고, 통일교육원 전문가들의 감수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