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정권 붕괴] “녹색광장은 순교자 광장”… 시민들 반군측 삼색 깃발 흔들며 환호

입력 2011-08-22 21:52


리비아 반군은 22일(현지시간) 독재자 축출을 위한 최후 결전을 벌였다. 반군 측은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수도 트리폴리의 95%를 장악했다.

◇카다피 축출 최후의 결전=이날 트리폴리의 무아마르 카다피 관저인 밥 알아지지아 요새 주변에서 반군과 카다피 친위부대 간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요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공습이 시작된 지난 3월 19일 이후 공습을 계속 받아 건물 대부분이 파괴돼 납작해진 상태다.

반군 측 런던 주재 부대사인 마흐무드 나쿠아는 이날 “트리폴리에서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카다피 군대가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반군이 트리폴리의 95%를 장악하는 등 통제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카다피를 찾지는 못했지만 “반군이 그를 체포해 법정에 세우고자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지난 20일 방송된 리비아 국영TV를 통해 녹음 연설을 했지만 현재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카다피는 연설을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면서 투항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군 녹색광장 장악, 환영 물결=트리폴리 녹색광장은 내전 6개월 동안 카다피가 수차례 대중 연설을 하고 녹색의 리비아 국기가 내걸렸던 상징적인 곳이다. 시민들은 21일부터 반군 측 삼색 깃발을 흔들며 반군 측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반군과 시민들은 녹색광장에서 한데 어울려 손뼉을 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일부 시민은 카다피의 사진과 리비아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곱슬머리인 카다피의 별명을 부르며 “다 끝났어. 곱슬머리(frizz-head)”라고 조롱했다. 한 시민은 반군의 승리를 기뻐하면서 “우리는 오늘부터 이곳을 녹색광장이 아닌 순교자광장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환호했다.

반군은 트리폴리를 방어하는 카다피의 주요 부대인 32여단 기지를 접수하고 대규모 무기창고를 장악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