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물레고둥, 양미리→까나리… 본래 이름 되찾았는데 이젠 통계에서 제명됐어요!

입력 2011-08-21 18:52


‘골뱅이, 양미리가 지난해와 올해에 생산량이 없다?’ 골뱅이와 양미리가 각각 ‘물레고둥’ ‘까나리’라는 제 이름을 찾은 대신 어업 통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21일 통계청 어업생산통계 시스템을 이용해 각종 수산물의 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모두 8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뱅이, 양미리, 뱅어류를 비롯해 매퉁이류, 쏨뱅이, 코끼리조개, 우렁이류, 기타 가사리가 통계표에서 사라졌다.

분명히 시장에서 유통되는데 정작 통계에는 생산량이 없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과 국립수산과학원이 통계 분류를 바꾸면서 생긴 현상이다. 양 기관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통계에 사용되는 일부 수산물의 분류를 재조정했다. 흔히 부르는 이름과 정식 명칭이 일치하지 않는 것, 연간 어획량이 1t 미만인 품목이 대상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골뱅이라는 이름은 사투리”라며 “정확한 이름인 물레고둥으로 불러야 법적 분란을 피하고 통계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연간 5000∼8000t 정도였던 골뱅이 생산량은 90년대 후반부터 연간 1000∼2000t 수준으로 급감했다. 2009년 1288t을 마지막으로 지난해와 올해 생산량은 기록되지 않았다. 골뱅이 소비량의 99% 이상을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한반도 남·동해 근해에서 꾸준히 통발에 잡히고 있다. 단지 ‘고둥류’로 생산량이 합산되고 있을 뿐이다.

겨울철 속초에서 잡혀 양미리로 불리며 조림과 구이로 사랑받던 고기는 실제는 까나리로 판명됐다. 양미리는 다 자라도 길이가 9㎝ 이하이고,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꼬리 바로 앞쪽에서 대칭형을 이룬다. 반면 까나리는 성체가 25㎝ 정도로 더 길고, 갈치처럼 등지느러미가 몸통 전체에 돋아나 있다. ‘진짜’ 양미리는 지난해 60만5000원어치가 잡히는 데 그쳐 1t 이상부터 집계되는 어획량 기록에서 빠졌다.

뱅어류, 보리멸, 쏨뱅이, 매퉁이, 코끼리조개, 기타 가사리는 어획량이 1t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줄어들어 독자 분류군을 유지하지 못하고 ‘기타 볼락’ ‘기타 어류’ 등으로 통합됐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