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벌이에 혈안 도박 권하는 마사회… 장외발매소 12곳 편법 확장 ‘떼돈’

입력 2011-08-21 19:12

한국마사회가 지난 3년 동안 장외발매소를 확대하는 데에만 3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정부가 도박중독자 양산을 막기 위해 마권 발매소 신설을 제한했음에도, 공기업인 마사회는 이 규정을 피하기 위해 기존 발매소를 증축하는 형태의 편법을 동원한 셈이다.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이 21일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장외발매소 확장 및 확장지점 매출현황’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마사회는 장외발매소 12곳의 매장을 확대하는 데 총 2942억원을 투자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7곳, 2010년 6곳, 올해 3곳이 장외발매소 확장 목적으로 토지 건물 등을 매입했다. 이 중 광주지점은 3년 연속으로 매장확장을 위해 건물을 매입했고, 광명·천안 지점도 2년간 확장 작업을 계속했다.

지점 확장은 대부분 매출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건물 매입 후 확장공사를 마친 장외발매소 6개 매장은 모두 하루 평균 매출이 3∼30%가량 증가했다. 또 하루 평균 매출이 최대 3억원 이상 증가한 지점도 있었다.

일산지점은 2010년 3개 층을 확장한 이후, 하루 평균 매출액 18억3500만원을 기록, 확장 전인 2009년보다 3억1100만원이나 늘었다. 광명지점도 2009년 기존 장외발매소를 확장하자 2010년 하루 평균 매출액이 전년보다 30.3%나 증가했다.

장외발매소가 마사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2008년 마사회 전체매출액은 7조4219억원으로, 이 중 장외발매소 매출액은 68.8%인 5조1081억원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마사회 전체매출액이 7조2865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장외발매소 매출은 5조1364억원으로 2008년보다 오히려 늘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70.5%까지 증가했다. 2010년에도 장외발매소 매출액은 5조4471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고, 올해도 장외발매소에서만 7월까지 3조4228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의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장외발매소가 불건전하게 운용돼 도박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08년 11월 장외발매소 축소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