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인수로 ‘구글TV’ 상용화 탄력받나

입력 2011-08-21 18:28


최근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구글이 ‘구글TV’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스마트TV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올 연말 ‘애플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물론 글로벌 스마트 TV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삼성전자·LG전자 모두 구글TV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모토로라의 셋톱박스를 인수하면서 TV사업을 강화, 스마트TV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투자자문업체 제니 몽고메리 스콧(Janney Montgomery Scott)의 한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비디오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은 앞으로 TV 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구글이 125억 달러에 인수한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미국 내 1위 케이블TV용 셋톱박스 공급업체다. 단순 기기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디오스’라고 부르는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비롯해 각종 방송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영화·TV 프로그램 등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이나 케이블을 통해 전송해 준다. 최근 타임워너 및 미국 내 최대 스포츠채널인 ESPN 등이 모토로라와 계약을 맺고 미디오스를 사용해 영화·드라마·스포츠 중계 등을 전송하기로 했다.

구글이 이러한 모토로라의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TV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모토로라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며 구글TV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모토로라 인수 직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모토로라는 가정용 영상기기와 비디오 솔루션 시장의 리더”라며 “이 기술을 인터넷 프로토콜로 전환함으로써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분야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글로벌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연말 출시될 애플TV와 함께 구글TV의 성공 여부도 주시하고 있다. 향후 구글TV가 성공한다면, 기존 스마트TV를 포함한 IPTV 시장의 엄청난 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구글TV 탑재를 검토했었던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자적인 플랫폼에 주력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구글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TV산업에서 전통적 강자들의 시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스마트 모바일 기기 시장의 주역으로 애플과 구글이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