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 리·앤더슨 쿠퍼 등 출연, 끈질긴 ‘구애’가 섭외 비결…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입력 2011-08-21 18:01


요즘 최고의 섭외력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많은 사람은 MBC ‘무릎팍도사’나 ‘무한도전’, SBS ‘강심장’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게스트 면면을 놓고 볼 때 이들 프로그램은 tvN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피플인사이드’) 상대가 되지 않는다.

‘피플인사이드’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소설가 황석영, 안철수 서울대 교수 같은 국내 명사들을 비롯해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초특급 게스트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미국 최고 앵커 중 한 명인 CNN 앤더슨 쿠퍼, 2009년 북한에 142일간 억류됐던 미국 저널리스트 유나 리 등이 대표적이다.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카젠버그, 팝의 거장 퀸시 존스 등도 출연했다.

이만하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적힌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 쇼’라는 소개 글이 무색하지 않다. 도대체 이 프로그램엔 어떤 매력이 있기에 내로라하는 명사들의 출연이 계속되는 걸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피플인사이드’를 제작하는 정해상 tvN 교양1팀장과 김현실 PD, 정미영 작가를 만났다.

섭외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들은 “무엇보다 다른 토크쇼와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 팀장은 “우린 정말 시청률에 관심이 없다. 젊은이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멘토링’에만 목적이 있기에 이런 취지에 공감해 출연에 응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케이블 채널이긴 하지만 다양한 계층의 시청자를 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고품격 토크쇼’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측면이 많은 명사의 출연을 성사시킨 배경일 것으로 자평했다.

베테랑 MC 백지연의 힘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정 팀장은 “MC 백지연이 갖는 네트워크가 있다. 오랫동안 방송을 해온 만큼 앤더슨 쿠퍼나 제프리 카젠버그 등과 인연이 있고, 그렇기에 인터뷰가 가능해진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물론 제작진의 끈질긴 ‘구애’도 섭외 비결 중 하나다. 예컨대 유나 리와는 10번 가까이 이메일을 주고받은 끝에야 그와의 세계 최초 TV 인터뷰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밖에 방송 영화 공연 등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CJ E&M의 방송 채널이라는 점도 섭외력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한편 이날 만남에서는 명사들의 방송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김 PD는 ‘성공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유기농 마트에서 계속 음식을 사먹을 수 있을 만큼 돈을 버는 것”이라고 말한 산드라 오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는데, 정 팀장은 말이 끝나자 이렇게 부연했다.

“산드라 오를 배웅하는데 ‘무슨 차를 타고 왔을까’ 궁금하더라고요. 그 정도 되는 스타면 렉서스 같은 차를 탈 법도 한데 (하이브리드 카인) 도요타 프리우스를 혼자 운전하고 왔어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진짜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작진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백지연’이 진행할 때까지 계속해서 방송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다양한 인물이 열거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뮤지션 유희열…. 과연 ‘피플인사이드’의 섭외력은 이들을 불러내는 데도 성공할 수 있을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