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뒤 부쩍 눈이 간지럽고 뻑뻑하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각·결막염 의심을

입력 2011-08-21 17:40

“휴가를 다녀온 뒤 이전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멍하게 있는 시간이 잦다. 잠을 충분히 자도 졸리고 무기력하기만 하다.”

휴가 기간 중 생체리듬이 깨져 후유증을 겪는 직장인들의 하소연이다. 생체리듬 회복이 늦어지면 면역력도 덩달아 떨어져 여러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만약 여름휴가를 마치고 일상에 복귀한 뒤 부쩍 눈이 간지럽고 뻑뻑하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각·결막염이 아닌지 의심해 보자.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은 21일 “흔히 ‘헤르페스’라고 하면 성병(性病)과 입 안팎의 염증을 떠올리기 쉽지만, 헤르페스 각·결막염도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감염 부위와 증세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성 접촉으로 감염돼 생식기 주변에 증상이 나타나는 2형, 그 외 부위에 감염되는 1형이 있다. 두 종류 모두 전염성이 강해 단순 접촉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피부에 감염되면 물집이나 포진이 생기지만 눈에 침투하면 각막염이나 결막염으로 이어진다. 주의할 것은 감염 초기엔 눈 주변이 간지럽고 눈꺼풀이나 점막에 작은 염증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는 점.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점점 더 뻑뻑해지고 눈물이 자주 흐르는 증상도 더해진다. 사물을 바라볼 때 눈이 부셔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또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각막에 파고들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각막에 구멍이 생겨 시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최 원장은 “주로 망막과 각막에 감염되지만 결막, 눈꺼풀, 포도막 등에서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르페스 각·결막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는 환자의 눈에 국소적으로 사용하거나 정맥 주사, 경구용 약 등을 통해 투약한다.

최 원장은 “이밖에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면역력을 회복하고 여름휴가로 인해 흐트러진 생체리듬을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