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우, 이번엔 정통 클래식 도전… 다음 행보가 궁금해
입력 2011-08-21 17:33
포크 듀오 ‘어떤 날’ 멤버, 클래식 기타리스트, 영화음악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 활동을 하면서도 그때마다 ‘거장’ 소리를 들은 이병우가 이번엔 정통 클래식에 도전한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총감독을 맡은 클래식 공연 ‘7인의 음악인들’을 통해서다. 18일 그와 통화했다.
“새로운 걸 한다는 느낌이 좋아요. 지금까지도 의식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한 게 아니라,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다보니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게 된 거예요.”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첼리스트 양성원과 함께 데 포사의 ‘기타 3중주 제1번 가장조’를 협연하게 된 데 대해 ‘새로운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병우는 이제까지 넓게 보아 ‘대중음악’의 영역에 있던 음악가다. 정명훈·신아라·이유라·손열음·양성원·송영훈 등 ‘7인의 음악인’에 이름을 올린 음악가들을 봐도 소위 ‘정통’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는 김광민·윤상과 함께 한 ‘플레이 위드 어스’ 공연 때 ‘무대에서 연주하는 건 휴식이자 선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공연도 그때와 같은지 물었다.
“이런 공연은 저로서는 처음 하는 거니까요. 그때와 같지는 않아요. 바이올린이나 첼로가 기타에 비해 음색도 강하니까. 지금은 긴장도 되고 그러네요. 이런 클래식 연주를 계속 할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연주에 대한 키워드를 하나 달라는 말에 이병우는 ‘클래식’이라고 대답했다. ‘완전히 클래식한, 원작에 충실한 연주를 하려고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제까지의 제 음악을 아는 분들이 듣는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의 관객들을 의식하지 않고 새로운 청중을 만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음악에서 대학 강의(그는 성신여대 교수이기도 하다), ‘기타바’(기타의 바 부분만 들고 다니며 편리하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 발명 등 끝없이 새로운 일을 해온 이병우였다. “아직도 기타로 내지 못한 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럼요”란 대답은 잠시의 틈도 없이 돌아왔다. “끝없이 도전할 것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할 뿐입니다. 제 정체성을 기타리스트라거나 영화음악가라고 굳이 규정하는 것도 무의미하고요.”
사실 그와는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다. 인터뷰에 앞서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17일 집 밖을 나오다 미끄러져 다쳤다는 것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지만 얼마간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공연에는 무리가 없는 것이냐’고 묻자 “글쎄요. 걱정이네요”라면서도 어조만은 덤덤했다. ‘7인의 음악인들’은 다음달 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6일 진주 경남문화예술의전당, 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