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큰만큼 부작용 위험도… ‘양날의 칼’ 스테로이드 주사
입력 2011-08-21 21:21
누구는 “맞아봤자 잠깐 좋아질 뿐이므로 절대로 맞지 말라”하고, 누구는 “딱 한 대만 맞았는데도 1년 동안 안 아프다더라”하고….
주사를 맞는 게 낫다는 쪽이나, 주사를 맞아도 소용이 없다는 쪽이나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니 환자들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속칭 ‘뼈 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흔히 각종 관절 통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에는 뼈 주사로 많이 알려진 스테로이드 주사 외에도 연골주사와 프롤로 주사, PRP 주사 등이 있다. 각종 관절질환 치료에 쓰이는 주사 요법들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자.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재활의학과나 통증클리닉, 정형외과에서 통증 치료를 위해 관절 부위에 맞는 주사를 모두 뼈 주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스테로이드 주사는 강력한 소염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물을 환부에 직접 주사해 염증을 해소하고 근·골격계의 인대나 신경 손상을 최소화시키는 치료법을 말한다.
보통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같이 염증성 관절질환이나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질환, 인대나 활액막 같은 관절 주변 구조물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만큼 부작용도 큰 양날의 칼이다. 골관절의 염증을 빠르게 없애주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지만 이를 남·오용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기간 사용하면 호르몬 작용에 이상이 생겨 ‘쿠싱증후군’이라는 병이 발병하고, 당뇨 환자의 경우 혈당 수치가 올라가며 골다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쿠싱증후군은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CTH)이 과도하게 분비돼 목과 배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쌓여 뚱뚱해지는 반면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질환이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약물을 투약할 때, 즉 뼈 주사를 맞아야 할 경우에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반드시 적당한 치료기간의 설정 및 용량, 횟수 등을 조절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또한 염증을 줄이는 소염작용만 할 뿐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진 못한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골주사는 이와 달리 관절염으로 뻣뻣해진 관절에 히알루론산이란 약물을 주입해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고자 할 때 주로 쓰이는 치료법이다.
관절염이 생기면 관절 안의 윤활액이 줄어들어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관절의 움직임이 나빠진다. 이 경우 연골주사를 놓으면 관절 윤활액과 화학적으로 유사한 히알루론산 성분이 보충돼 관절염으로 인해 마른 관절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와 같이 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퇴행성관절염이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마지막으로 프롤로 주사는 무릎 관절이나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관절 통증을 근·골격계의 자체 재생능력을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해소하는 치료법이다.
라파메디앙스병원 김용욱 원장은 “스테로이드 주사와 연골 주사가 통증 해소와 골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대증요법이라면 프롤로 주사는 인대와 근육을 만드는 섬유아세포를 증식시켜 염증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켜줌으로써 통증의 뿌리를 제거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관절질환 전문병원에서 많이 시술하는 PRP 주사(자가혈청주사)도 이 같은 프롤로 주사의 일종으로, 특히 관절 주변의 인대강화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할 때 도움이 된다.
PRP 주사는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만을 분리해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법이다. 스포츠 손상에 의한 외상성 관절염은 물론 노화에 의한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