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번개의 훈련’ 역시 달랐다… 남들이 엘리베이터 타고 5층 헬스장 갈 때 혼자 계단 이용
입력 2011-08-19 22:56
대구 범어동 그랜드호텔 인근 J헬스장에 17일 오후 7시 30분쯤 정체불명의 방문객이 나타났다. 클럽 5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외국인 남성들이 우르르 내리자 클럽 관계자들은 잔뜩 긴장했다.
방문객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자메이카 선수단이었다. 이들은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경산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바로 이 클럽을 찾았다. 자메이카 육상 영웅인 ‘번개’ 우사인 볼트(25)는 잠시 후 비상계단을 통해 밝은 표정으로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답게 볼트는 훈련 방법부터 남달랐다
김인수 J헬스클럽 경영팀장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볼트 혼자만 계단을 이용하는 게 특이해서 매니저에게 살짝 물어보니 ‘볼트는 그것도 운동이라 생각한다’고 귀띔했다”고 말했다.
현재 볼트를 비롯한 자메이카 선수단은 클럽 5층 전체를 빌려 운동을 하고 있다. 숙소인 그랜드호텔에서 5분 거리인 이 헬스클럽은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7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5층은 VIP 전용이다.
자메이카 선수단 매니저가 사전에 이 헬스클럽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본 뒤 선수단 개인훈련장으로 예약했다. 헬스클럽 측도 선수들이 부담 없이 클럽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클럽 회원들은 선수들의 안전한 훈련을 위해 5층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볼트는 자메이카 선수단 15명과 함께 17일 헬스클럽을 처음 방문해 50분간 개인훈련을 했다. 헬스클럽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선수라 훈련도 쉬엄쉬엄 할 줄 알았는데 다른 선수들보다 오히려 더 열심히 했다”며 “다른 선수들이 떠들고 놀 때도 볼트는 간간히 음료를 마시며 시종일관 운동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볼트는 러닝머신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전담 코치와 함께 상체, 하체, 복근 등의 순서로 근력운동에 시간을 할애했다. 헬스클럽 관계자들은 “역시 세계적인 선수는 다르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볼트는 19일 저녁 도핑 테스트를 받아 클럽을 찾지 못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