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저성장 공포] 개미들 패닉… IT주 저가매입 불구 5.42% 급락
입력 2011-08-19 18:42
주식 지수 반등의 꿈을 안고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은 19일 폭락에 다시 한 번 눈물을 삼켰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낙폭이 심한 전기전자(IT)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폭을 확대했지만, 폭락장세에 큰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수준을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넋 잃은 개미들=“학습효과의 저주인가.” 이달 들어 18일까지 기관 투자자가 팔고,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산 것은 IT업종이었다. 특히 삼성전자(3975억원), LG전자(2134억원), 하이닉스(2116억원) 등 낙폭이 컸던 IT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긴 했지만, 지난 상반기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인 만큼 곧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폭락 뒤의 폭등이라는 학습효과를 믿은 점도 컸다.
하지만 IT업종 종합지수는 이날만 5.42%나 급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23.4% 급락했다. 코스피지수의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9% 떨어지면서 68만원에 장을 마감, 2년 만에 60만원대를 기록했다. 하이닉스 역시 1만5000원대로 추락, 3개월 만에 반토막이 나 버렸다.
올 상반기 고공행진을 벌였던 자동차·화학 종목의 낙폭은 더 컸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운송장비 업종 1조3904억원, 화학 업종 612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하지만 운송장비와 화학은 이달 들어 각각 25.9%, 25.4%의 낙폭을 보였다. 이날만 운송장비 업종은 10% 넘게 폭락했고 화학 업종도 9% 가까이 떨어졌다.
각종 증권 포털 등 인터넷 공간에서는 망연자실한 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현대차 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코스닥 종목도 아닌데 어떻게 10%가 빠지냐”며 허탈해했다. “차라리 코스피지수가 더 떨어져야 저가 매수를 해서 재기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실히 다시 부각되길 바란다” 등 자포자기한 개인 투자자들의 글도 많이 보였다.
◇전문가들 “당분간 L자형 침체”=전문가들은 세계적인 투자심리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뚜렷한 반등 및 회복 국면보다는 ‘L자형(침체)’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IBK투자증권 임진균 리서치센터장은 “나이키 커브 모양에 가까운 형태로 장이 진행될 것”이라며 “지수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신남석 리서치센터장은 “결국은 U자형(반등)이 되겠지만, 당분간은 L자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 신중하게 관망할 것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KB투자증권 김수영 연구원은 “큰 자본이 없는 개인들은 분할매수를 못해 많은 손해를 본다”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장분석팀장은 “전문가들에게 이런 장세를 예상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무턱대고 공격적으로 덤비는 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