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쓰나미’ 코스피 대폭락, 6.22% ‘폭삭’…1750선 맥없이 무너져
입력 2011-08-20 00:18
잠시 안정을 찾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하의 고물가) 우려로 다시 패닉 장세에 빠졌다. 특히 우리나라 코스피는 19일 아시아 지역 중 가장 큰 폭인 6% 넘게 대폭락했으며 하루에 사라진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인 65조원에 육박하는 등 극도의 동요를 보였다. 금값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가는 추락했다. 선진국의 저성장 기조가 심상찮음에 따라 당분간 글로벌 경제 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70포인트(6.22%) 폭락한 1744.88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31일(1742.75)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종가 하락폭은 역대 3번째로 컸다. 이날 하루 시가총액은 64조8198억원이 증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33.15포인트(6.53%) 추락한 474.65에 마감됐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거래를 일시 제한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닥시장의 선물 거래를 5분간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 조치도 나왔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날 세계 어느 곳보다 크게 흔들렸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51% 하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3.68%), 프랑스지수(-5.48%)의 하락폭보다 컸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수출국가이다 보니 외부 악재에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게다가 요즘 들어 국내 산업을 이끌어온 IT업체의 경쟁도태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주가 하락폭이 다른 나라보다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40원 급등한 1087.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는 하락 출발했지만 저가 매수세의 유입으로 상승 반전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오후 11시30분 현재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56% 오른 11051.77을 기록 중이다. 유럽 증시는 유럽 은행들의 단기자금 조달 우려가 불거지며 하락했으나 미국 증시의 영향으로 낙폭을 줄여가고 있다. 같은 시각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54%, 1.03% 떨어진 상태로 거래 중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하면서 전날(현지시간)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20달러 떨어진 배럴당 82.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1822달러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